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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많은 신입을 향한 기업 선호

by 강이의홈 2025. 9. 9.

‘경력 많은 신입’을 요구하는 현실은 오늘날 청년 취업시장의 모순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청년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기업들은 당장의 성과와 비용 절감만을 추구하며 인재 육성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년층이 제대로 사회에 진입하지 못하면,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청년에게는 실질적인 기회를, 기업에는 인재 육성의 동기를 제공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취업절벽을 허물고, 진정한 의미의 신입사원이 다시 설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경력 많은 신입을 향한 기업 선호
경력 많은 신입을 향한 기업 선호

취업절벽의 심화: 사라지는 진정한 의미의 ‘신입 채용’

최근 청년층이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취업절벽’입니다. 취업절벽이란 청년들이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점점 좁아지고, 아예 사라져가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단순히 일자리의 수가 부족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채용 구조 자체가 신입 지원자에게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합니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채용한 뒤, 사내 교육과정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방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과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원하면서 ‘경력직 채용’의 비중을 늘려왔습니다. 그 결과, 신입 채용 공고조차 줄어들고 있으며, 그마저도 지원 요건에 실무 경험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년 입장에서는 ‘경력 없는 신입’을 위한 자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큰 장벽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경력 2년 이상’ 같은 조건이 신입 채용 공고에 붙어있는 현실은 모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른바 ‘경력 많은 신입’이라는 역설적 표현이 등장한 배경입니다.

이로 인해 청년 구직자들은 사회 진입 단계에서부터 막혀버리며, 몇 년간 아르바이트·단기 계약직·인턴 생활을 반복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경력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청년들에게는 ‘공백기’로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결국 청년층은 장기간 불안정 노동 상태에 머무르며 사회 진입을 지연당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경력을 선호하는 이유와 구조적 배경

 

기업들이 신입사원 대신 경력직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비용 절감입니다. 과거 대기업은 수개월에 걸친 신입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재를 길러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건비 상승, 빠른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필요성 때문에, 기업은 교육비와 시간 투자를 줄이고 즉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원합니다. 결국 ‘경력직 채용’이 가장 경제적 선택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성과 중심 문화의 확산입니다. 특히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합니다. 신입사원에게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경험을 쌓은 사람을 뽑아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것입니다.

셋째, 노동시장의 불균형입니다. 고학력자가 늘어나면서 청년층 전반의 스펙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었지만, 정작 산업 현장에서는 특정 기술과 경험을 요구하는 직무 수요가 커졌습니다. 예컨대 IT,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ESG 관련 직무는 대학 교육만으로는 실무 능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게 되고, 이는 신입 구직자들에게 ‘높은 벽’이 됩니다.

결국 ‘경력 많은 신입’ 선호 현상은 단순한 기업의 이기심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변화와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일치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청년층이 사회 진입 자체를 포기하거나, ‘쉬었음’ 상태로 장기간 머무르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이는 결국 국가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한 사회적 과제와 대안

 

‘경력 많은 신입’을 요구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으려면, 사회 전반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청년 개인의 노력에 맡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노동·기업 문화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째, 산학 연계 강화입니다. 현재 대학 교육은 여전히 이론 중심이고,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는 역량과는 괴리가 큽니다. 따라서 대학과 기업이 협력하여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캡스톤 디자인, 현장 프로젝트 등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졸업생들이 이미 일정한 경험을 갖춘 상태로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정부 차원의 청년 채용 인센티브 제공입니다. 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이유는 비용과 성과의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정부가 일정 기간 동안 신입 채용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직무 적응 훈련을 공동으로 운영한다면 기업의 부담은 줄어들고 청년의 기회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셋째, 경력 인정의 폭 확대입니다. 청년들이 경험하는 단기 아르바이트, 계약직, 인턴십 등이 ‘공식적인 경력’으로 인정받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많은 기업이 이런 경험을 평가 절하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시간을 허비했다는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도적으로 이를 정식 경력으로 인정하면, ‘경력 없는 신입’이라는 불리한 구조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넷째, 기업 문화의 변화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인재 육성을 다시 전략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단기적 성과만을 중시하는 문화가 이어진다면, 청년들의 좌절은 사회 전반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인재를 길러내는 시스템이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합니다.